saint00 2023. 5. 2. 04:24

BGM (클릭~) : A Wonderful Day...Sweet People...


강촌...삼악산(三岳山)...


어제, 오랜 만에...강촌에 있는 삼악산에 다녀왔다...

그러니까, 29년 전인 1978년 봄...대학교 2학년 시절...
유신반대 데모와 휴교령(休校令)...동기들과 오른 후, 처음이었다...
(그 후, 사랑스런 아이들을 데리고...등선폭포까지 간 적은 있었지만...)


당시의 기억으로는...산등성이 마다 굵은 모래와 흙먼지들...
가뭄으로 그랬었는지?...메마르고, 가파르기만 했던 험한 바윗길...
다시 오르고 싶은 매력...그리, 느끼지는 못했었다...^^...

젊은 시절, 강촌의 모습...잠시 떠올려 본다...
비슷한 또래의 사람들...다른 사람들도 그러했겠지만...
현수교(懸垂橋) 건너, 수 많은 민박집들...추억(?)이 서려있는 강촌...

경춘선, 청량리역 앞...시계탑 주변 광장의 주말 모습...
청바지 입고 통기타를 짊어진...청춘 남녀들의 물결...
열차 시간을 기다리며...끼리끼리 서로 둘러앉아...
포크송과 팝송...통기타에 맞춰 젊음을 노래했었다...


하지만, 일부 청춘들의 술까지 곁들인 무질서...점차, 단속도 심해졌었는데...
장발(長髮)과 미니 스커트 단속에 이은...열차 내 통기타 반입 금지...
그러함에도, 젊음의 물결은...강촌행 열차 내에서도 계속 이어졌다...

그런 모습 외에...내게는, 더욱 특별한 의미가 담겨있으니...
강촌은, 첫 사랑과의 밀어(蜜語)를...몰래 속삭였던 곳~...
서로, 알면서도 모르는 체...막차 시간을 흘려보냈던 첫 사랑...
그 사람도 이제는...지천명의 나이가 되었구나~...^^...

아무튼, 계획은...소양강댐 인근의 오봉산을 오르기로 했었으나...
20인승 소형버스...오봉산 입구에 도착하니, 산림청 직원이 막아선다...
건조한 봄철...산불 예방을 위해 입산을 통제한단다...
산림청 홈페이지에 게시해 놓았다니...달리 할 말은 없고...
인근에 등산이 가능한 산...강촌의 삼악산 뿐이란다...ㅠㅠ

다행히도, 전 날의 비는 그치고...푸른 하늘과 시원한 바람 줄기...
분홍빛의 진달래와 산벗꽃...하얀 목련과 연두색의 산수유...
무르익은 봄의 정취는...희끗한(?) 일행들을 청춘으로 되돌려 놓았다...

등선폭포 입구...계곡물은 맑고 힘차게 흐르고...
전 날, 비가 와서인지...깍아지른 협곡(峽谷)은 촉촉하게 젖어 있었다...
계곡을 벗어나, 흥국사에 이르는 길...
기억에 남아있던 모습과는 달리...숲도 우거졌고 길도 단정했다...
관리도 잘 했겠지만...등산객들의 의식도 많이 달라진 결과겠지~...

이마에 솟는 땀방울...지난 한 주동안 마셨던 알콜이리라...^^...
처음엔, 걸음이 무거웠지만...가슴이 트이면서, 차츰 가벼워지는 듯...
워밍업(warm up)의 시간이 지나면서...속도를 붙여본다...

삼악산 용화봉 정상(645m)...북한강과 의암댐이 펼쳐진다...
진녹색의 강줄기와 바위틈의 소나무들...한 폭의 산수화가 따로 없다...
땀 흘린 댓가, 삼악산이 주는 최고의 선물...바로 이 모습이다...

막걸리 한잔 가볍게...상원사까지의 하산 길은 급경사 바윗 길...
삼악산, 산 이름에 악(岳)자가 들어간 산...험하다는 말, 그대로다...
젊었을 때는 날아 다녔었겠지만...이제, 만용(蠻勇)은 절대 금물...
한 걸음 한 걸음, 조심스럽게...아슬 아슬한 그 맛도 제법이다...

일행의 모습...예전 직장 사장님의 국민학교 동창생들도 함께 했다...
대부분, 이순(耳順)...여자 분들도 계셨는데, 산행길이 능숙하셨다...
후배가 불참한 탓에...내가, 가장 어린 영계(?)가 되었네?...ㅋㅋ...

돌아오는 길...경춘가도에서의 모래무지찜과 소주 한 잔...
이렇게, 또 한 주를 마감하고...새로운 한 주를 준비한다...

(사진들이 없어졌다...ㅠㅠ..)

April 22nd. 2007...
Written by Saint...

2023년 2월에 다시 찾은 옛 강촌역...(삼악산 맞은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