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인물 평가 기준의 변화...

본문

BGM (클릭~)...Sunny Stream / Nomura Sojiro...




예전에는...인물 평가 기준으로 신언서판(身言書判)을 중시했었다...
쉽게 말하면...생김새, 언변, 문필, 판단력의 네 가지를 뜻한다...
이는, 중국 당나라 때...관리를 선출하던 네 가지 표준이었는데...
유교 문화권이었던 우리나라도...크게 다르진 않았었고...
양반 사회에서, 사내를 평가하는...일반적 기준으로 확대, 사용되었다...

첫째, 신(身)...신체와 얼굴의 생김새를 말한다...
기형이거나 병약하지 않은...정상적이며, 건강한 신체는 물론...
얼굴 또한, 아주 출중한 외모까지는 아니더라도...흉하진 않아야 했다...
삼국지에 나오는 두 사람의 걸출한 재사(才士)...와룡 제갈량과 봉추 방통...
난세의 간웅이라는 조조(曹操)마저도...흉한 모습의 봉추를 외면하였는데...
제갈량의 천거로 유비에게 왔지만...제갈량에 가렸는지, 빛을 보진 못했다...

둘째, 언(言)...말씨와 언변, 가장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수단...
억양까지야 그렇다 쳐도...지나치게 어눌하거나 더듬는다면 곤란하겠지...
그리고, 말을 잘 한다는 건...수다스러운 것 하곤, 질적으로 다른 얘기...
다방면에 걸친 해박한 지식과 교양, 논리적인 사고와 유머감각까지 갖춰야 한다...
고려시대 성종 12년(993)에 서희(徐熙)는...소손녕의 거란군 80만 대군을...
세치 혀로 물리치고...압록강 동쪽 강동육성(江東六城)을 회복했다고 하지?...

셋째, 서(書)...중국의 서성(書聖) 왕희지나 추사 김정희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서체가 수려하다는 것은...그 만큼, 학문을 가까이 했다는 반증(反證)...
단순히, 글씨를 잘 쓴다는 것이 아닌...글의 본질, 문장력까지 포함하는 뜻이다...
글을 접할 기회가 없거나 적었던...하층민이나 평민계층이 존재하던 시절...
말과 더불어...그 사람의 학식을 평가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임에 틀림없었다...

넷째, 판(判)... 판단력, 즉 문리(文理)를 뜻하는데...
글의 뜻이나 사물의 이치를 깨달아 알고...나아가, 이를 실천할 수 있는 역량...
불교든 유교든...국가의 지배 이념과 철학을 이해하고 발전시켜야 하고...
자연 현상을 이해하고...국방, 치안, 경제는 물론, 이해관계의 조정(調停)까지...
국가 경영과 민생을 책임졌던...조정 및 지방 관리들에게는 물론...
가문과 많은 식솔(食率)을 이끌었던 가장(家長)에게도...중요한 덕목이었으리라...

그런데, 여기서...조금 이상한 점은...
많은 사람들이 말하기를...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의 마음, 심성(心性)이라 하건만...
마음, 즉 심(心)에 대해서는...일언반구(一言半句)도 없다는 점이다...
능력은 있지만, 심성이 올바르지 못한 사람들...매국노(賣國奴)도 있지 않은가?...

여하튼, 예전부터...마음 심(心)은 우선 순위에서 밀렸었나 보다...
역시, 피지배층인 백성들을 달래기 위한...립 서비스(Lip Service)였을까?...ㅎㅎ...
그렇지는 않았을거라...만일, 정말 그랬었다면, 이 세상 너무 삭막해졌을 터...
사람의 마음은...짧은 시간에, 객관적으로 평가하기가 불가능하기 때문이겠지?...^^...

그나 저나, 요즘 세상의 인물...특히, 남자의 평가기준...많이 달라진 것 같다...
내 생각으론, 신언서판(身言書判)대신...전직신언(錢職身言)으로 변질된 듯 싶다...

첫째, 전(錢)...얼굴 뜯어먹고 살 것도 아닌데...뭐니 뭐니해도, 머니...머니...
역시, 돈이 많으면 편리한 세상...구질 구질하게 남한테 손 안벌려도 됨은 물론...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도 있듯이...돈만 있으면 안되는 것이 없는 세상...
대통령하면서도 재테크했던 사람들...고액 과외를 통해서 부(富)가 세습되는 세상...

둘째, 직(職)...철밥통 공무원과, 교직 등 안정적인 직종이 최고의 직업...
신이 내린 직장...독점적 공기업이나 국책 금융기관이라면 그저 헬렐레~...
대졸 청년 실업자의 대부분...단순 행정직이라 해도 공무원 되려고 미취업중...
세계화, 전문화 시대에...이 나라가 어디로 가려고 이러는지 모르겠다...쩝~...

셋째, 신(身)...요즘엔, 대인관계에서...실력도 실력이지만, 인상도 좋아야 한단다...
물론, 여자는 예쁘고 날씬해야 하고...성형을 해서라도 얼짱...그리고 몸짱 시대...
연예인 지망생은 넘치고...지방을 빨아내고 살을 째는 것은 기본, 뼈까지 깍아낸다...
이 또한, 머니가 있어야 가능하니...없는 사람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

넷째, 언(言)...예나 지금이나, 언변이 뛰어난 사람이 주목받는 건 사실이다...
사람의 주의를 집중시키고...설득할 수 있는 언변술이야 말로 성공의 지름길...
지금은 영어(囹圄)의 신세가 된...모 다단계업체 회장의 강연을 들은 사람들...
학력, 지위도 높은 소위 지도층 사람들 마저...어리버리, 사기를 당했다...


여기서, 우선 순위에서 뒤로 밀린...서(書)와 판(判)....
서(書)...대입 논술시험때만 잠깐 필요하고...인터넷으로 인해 위태로울 지경이고...
판(判)...글쎄? 내 생각엔...세상 살아가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 같은데...
요즘 사람들은...판(判) 마저도, 심(心)과 동급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May. 19th. 2007...
Written by Saint...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