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어머님을 모시고 나서...

본문

BGM (클릭~) ... 마음이 청정하며... 유기준(대금), 김현호(가야금)...




어머님을 모시고 나서...


2006년 10월 1일(음 8.10)은...
고아(孤兒)아닌...고아(孤我)가 된 날...
낮 12시 30분...
어머님께서...86세의 생을 거두셨다...

3.1만세 다음 해인 1920년...양평에서 출생...
본관...영월 신씨...
살아계실 때...마을 사람들에 의해...
송덕비까지 세움을 받으셨던 외할아버지의 맏딸...

열아홉 꽃다운 시절...7년 전에 먼저 가신...
동갑의 준수하고 원칙적이셨던...아버님과 결혼...
1957년 섣달...내가 태어남을 마지막으로...
직계로만...5남 4녀의 아홉 남매를 키우시고...
손으로는 열 일곱...증손도 셋까지 보시고 가셨다...

6.25...피난 시절...
당신은 물론...갓난 아기였던 둘째 형님까지...
장티프스를 앓았지만...자식 하나 잃지않고 키워내신 어머님...

비록, 당신은 지주의 맏딸이셨지만...
전통적인 상속 관례에 따라...동생인 외삼촌들에게...
외할아버지의 재산이 물려짐을 바라만 보고 계셨던 어머님...

조선시대...성씨별 과거 급제자 수 빅5...
전주이씨, 파평윤씨, 안동권씨, 남양홍씨, 청주한씨...
성씨별 과거급제자 순위...4위에 랭크된 문중이긴 하지만...
넉넉치 못한 집안의 홍씨를 만나...평생 고생하셨다...

경찰공무원이셨던 아버님께서 진급이 누락될 때마다...
자식들 만큼은...배우지 못한 설움을 받지 않게 하시겠다며...
궁핍한 살림에도...자식들을 서울로 보내셨던 어머님...

자식 뒷바라지를 위해...싸전까지 마다하지 않으시고...
몫돈이 들어가는...입학금, 등록금 마련을 위해...
직접, 계주까지 하시다가...빚더미까지 짊어지셨던 어머님...

비록, 자식대에서는 이루지는 못하셨지만...
사법고시, C.P.A, 박사를...손자대에 이루셨다...

작년 9월 29일...
어쩌다 넘어지셔...다리 골절상으로 입원...
2개월 후...다시 걸으실 수 있게 되었지만...
병원에서 거니시다가...다시 고관절 골절상...
그래서, 1년 후...가실 때까지 걷지 못하셨다...

아흔 부모가...칠순 자식 걱정한다고...
누워 계시면서도...혼자있는 내가 안스러우셨는지...
누님들이 만들어온 반찬까지 챙겨 주시던 어머님...

내 딴에는...얼마 남지 않으신 여생...
심려끼쳐 드리고 싶지 않아...감추고 있던 사정들...
그 통찰력과 눈썰미로...모두 다 아시고 계셨을 테지만...
굳이, 내 앞에선...모른 척 내색치 않으시던 어머님...

내 아들, 딸을 다시 보고나서야 가시겠다 하셨던 어머님...
그 작은 바램 하나...들어드리지 못한 채...
어제...아버님 곁에 뉘워 드리고 돌아왔다...

하관할 때...고운 흙을 덮어드리면서...
내 입에서 나온 말은...고작...
"아버지하고 행복하게 사세요"...뿐이었다...

October 4th. 2006...
Written by Saint...

선영...부모님과 셋째 형님...
양평군 강하면 동오리...선영...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