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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뿌리, 남양 홍씨(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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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뿌리, 남양 홍씨(2)...

순(淳)자, 익(益)자...나는 조부(祖父)님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다...
조모(祖母)님은...내가 국민학교 5학년 때 돌아가셨지만, 조부님은 뵌 적도 없다...
심지어, 1939년생인 맏 누님 조차...조부님의 모습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

어린 시절, 아버님께 전해 들었던...조부님의 모습...
기골(氣骨)이 장대(壯大)하시어 활도 잘 다루셨고...문필(文筆)도 능하셨지만...
소작(小作)을 줄 정도로 넉넉했었던...증조부(曾祖父)님의 전답(田畓)을...
가솔(家率)의 의식주를 해결할 정도만 남기셨음을...미루어 짐작해 보면...
구한말과 일제시대...아마도, 고향에서 한량(閑良)으로 세월을 보내신 것 같다...

조부님께서는...백부(伯父)님을 비롯하여 2남 1녀를 두셨었는데...
백부님 또한, 32세 나이로 일찍 돌아가셔서...뵌 적이 없으며...
유일하게 뵈었던 분은, 아버님의 누님...고모(姑母)님 한 분 뿐이다...
고모부(姑母夫)님은 전주 이씨...자유당 시절에, 남대문 시장을 관리하셨다는데...
옛 남대문경찰서 맞은 편에 건물도 갖고 계셨다니...엄청 부자였던 것 같다...


용(龍)자, 식(植)자...나의 아버님...
7년 전, 1999년 5월 14일...향년 79세로 돌아가셨는데...
당시로는 아주 큰 키, 177cm...젊으실 때의 사진을 보면...
내가 봐도...지금의 송승헌을 뺨칠 정도로 눈썹도 짙고 준수한 외모였다...^^

어머님께 들었던 말씀...지주(地主)셨던 외조부님께서는 탐탁치 않게 여기셨지만...
열 아홉 살, 선을 보라고 전해준 사진...그 흑백 사진 한 장에, 마음을 빼앗기셨단다...ㅎㅎ...

백부님의 단 하나의 혈육...종형(從兄) 한 분이 계시는데...
종형도 지금은, 칠순을 훌쩍 넘기셨지만...백부님께서 일찍 돌아가신 탓에...
나의 부모님께서...학업은 물론, 혼인까지 뒷바라지 하셨단다...
그러니까, 나의 부모님께서는...아홉 남매의 친자식 뿐 아니라...
종형까지 포함...6남 4녀의 열 남매를 키우신 셈이다...

하지만, 나는 아버님에 대해서도...아는 것이 그리 많지는 않은 것 같다...
아버님과 함께 살았던 어린 시절은...나 스스로, 기억을 잘 하지 못하고...
7살 때부터는, 서울에 올라와 학교에 다니느라...떨어져 살았으니...
아버님과 대화할 수 있는 시간 자체가...절대적으로 부족했기 때문이리라~...

그나마, 남아있는 기억들은...방학 때 마다의 짧은 기억들과...
어머님이나 누님, 형님들로 부터...간접적으로, 전해 들은 얘기들 뿐...
나는...아버님의 A형과 어머님의 O형 유전인자를 받아 AO형이 되었지만...
내 기억 속에 남겨진, 아버님의 모습...전형적인 AA형 남자의 모습이다...

세심하고, 원칙대로만 사셨던 분...자식들과의 대화도 어머님을 통해서 하셨던 분...
워낙, 말씀이 적으신지라...내가 아는 모습, 부분적이고 단편적일 수 밖에 없었다...
때로는, 이것 저것 꼼꼼이 챙겨주시는...부드럽고 자상한 모습도 보여주셨지만...
대부분은 엄격하고...범접(犯接)할 수 없는 권위로 비춰진, 어려운 모습들이다...


아무튼, 해방 전에는...잠시, 우편국(郵便局=우체국)에도 근무하신 적도 있다고 들었는데...
내가 중2(1971년) 무렵, 정년 퇴임하실 때까지...경찰공무원으로 한 길을 걸으셨다...

그리하여, 6.25 전쟁 때는 치안유지 임무 때문에...정작, 피난(避難)하지도 못하시다가...
양평읍 오빈리에서 정미소를 운영하시던...외숙부(外叔父)님 댁의 마루 밑에 숨어지내셨는데...
북한군의 반동분자(反動分子) 색출로 인해...동네 사람들 마저도 믿을 수가 없기에...
외조부님 댁에 피난하셨던 어머님...돼지 뜨물을 주러가는 척, 몰래 끼니를 전해 드렸단다...

1951년 1.4 후퇴 때는...가족들 모두, 충청도 옥천(沃川)까지 피난을 갔었는데...
그 시절의 얘기는 더욱 극적이라...병원은 커녕, 약도 변변치 못했던 전쟁 중...
어머님과 넷째 누님, 그리고 갓 태어난 둘째 형님까지...장티푸스라는 전염병에 걸리고도...
단 한 명도 죽지않고 모두 살아 남았다는...전설적(傳說的)인(?) 이야기도 있다~...
기왕(旣往) 내친 걸음...기회가 되면, 맏 누님께 더 들어봐야겠다...

그나 저나, 먼 훗날...내 아들 준기(準基)와 딸 정서(禎緖)는 나를 어떻게 기억할까?...
아마도, 나 처럼...아버지에 대해서 아는 것이 별로 없다고 할 것 같다...ㅠㅠ...

양평군 동오리 선영...부모님과 셋째 형님을 모신 곳...

November. 25th. 2006...
Written by Sa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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